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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BL] 악역인데 빌런들에게 찍혔다. 2화

기구실 안으로 끌려든 성하진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려다, 입을 틀어막는 악력에 막혔다. 동시에 코끝을 찌르는 짙은 비린내. 등 뒤에서 쉰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. "소리 지르면 죽인다." 방금 한 번 죽고 나서 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니. 성하진은 온몸이 굳은 채 기를 쓰고 고개를 끄덕였다. 그 순간, 손바닥 위로 차가운 것이 얹혔다. 내려다보니 손안에 칼이 들려 있었다. 피가 잔뜩 묻은 칼. 성하진의 몸이 잘게 떨렸다.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. "이제 네 지문이 묻었어. 소리 지르면 네가 나한테 상처 입혔다고 할 거야. 그럼 너 잡혀가는 거야." 쉰 목소리가 이어졌다. 틀어막았던 손이 천천히 물러났다. 협박인 걸 알면서도, 피 냄새가 진동하는 이 공간에서 손 안의 피 묻은 칼을 쥔 채..

[BL] 악역인데 빌런들에게 찍혔다. 1화

햇살이 쏟아지는 오후였다. 신성제일고등학교 운동장에 환호성이 터졌다. 농구 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시합은 막판에 접어들었고, 코트 주변에 몰린 아이들은 저마다 목이 터져라 응원을 쏟아냈다. 관중석 한쪽, 몇 명의 아이들이 어울려 앉아 있었다. 흰 셔츠를 입은 소년이 그 옆에 서 있었다. 그 소년 곁에는 유독 눈에 띄는 아이가 있었다. 옅은 아마색 머리칼이 목덜미를 느슨하게 덮고 있었다. 피부는 희었고, 이목구비는 혼혈 특유의 이질적인 선이 짙었다. 사람 시선을 단번에 잡아끄는, 서늘하면서도 화려한 얼굴이었다. 하지만 웃는 낯 아래에는 어딘가 비뚤어진 기색이 어려 있었다. 성하진은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거리낌 없이 소년의 가슴팍에 내던졌다. "다 녹았잖아.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?" 초콜릿 코팅이 무너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