기구실 안으로 끌려든 성하진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려다, 입을 틀어막는 악력에 막혔다. 동시에 코끝을 찌르는 짙은 비린내. 등 뒤에서 쉰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. "소리 지르면 죽인다." 방금 한 번 죽고 나서 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니. 성하진은 온몸이 굳은 채 기를 쓰고 고개를 끄덕였다. 그 순간, 손바닥 위로 차가운 것이 얹혔다. 내려다보니 손안에 칼이 들려 있었다. 피가 잔뜩 묻은 칼. 성하진의 몸이 잘게 떨렸다.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. "이제 네 지문이 묻었어. 소리 지르면 네가 나한테 상처 입혔다고 할 거야. 그럼 너 잡혀가는 거야." 쉰 목소리가 이어졌다. 틀어막았던 손이 천천히 물러났다. 협박인 걸 알면서도, 피 냄새가 진동하는 이 공간에서 손 안의 피 묻은 칼을 쥔 채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