하진은 흠칫 놀라 고개를 치켜들었다. 그러나 하진이 입을 떼려는 찰나, 곁에 선 상혁이 불쑥 끼어들었다. "하진아.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, 재미로 사람 마음 가지고 노는 버릇은 고쳐야지." 하진의 숨이 턱 막혔다. 상혁은 차남현을 자비롭게 내려다보며, 안주머니에서 수표책을 꺼내 거침없이 금액을 적어 내밀었다. 여유로운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려 있었다. "미안하게 됐습니다. 하진이가 어릴 때부터 워낙 오냐오냐 자라서 남 배려하는 법을 잘 몰라요. 두 사람 일은 우리 하진이가 잠깐 호기심에 장난 좀 친 거니, 학생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." 차남현은 수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. 상혁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. "하지만 말이야. 사람이 주제 파악과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야 하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