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남현이 가다가 멈췄다. 발이 저절로 서버렸다. 앞에 성서우 일행이 걷고 있었다. "성하진이 뭔 상관이야, 어차피 지금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 없잖아" "그런 말은 하지 마……" 성서우가 억지로 말리는 척했다. 차남현이 그 말을 듣고 멈췄다. *아무도 챙겨주는 사람 없다.* 방금 성하진이 했던 말이 스쳤다. *네 집에서 잠깐 신세 져도 돼?* 그때 그냥 지나쳤다. 머릿속이 음성 파일로 꽉 차 있어서. 뭔가 생긴 건가. 차남현은 그 생각을 지우려 했다. 음성 파일에서 들은 그 말들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었다. 그걸 알면서 걱정이 앞서는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졌다. 그런데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. 그래도 자신한테 신세를 진 적 있는 사람이었다. 그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면 됐다. 차남현이 왔던 방향으로 돌아섰다. ..